
화가 김명희는 스스로를 정착민이나 방랑자 대신 '이동하며 살아가는 존재'인 앰뷸런트라 정의한다. 뉴욕 소호의 작업실과 강원도 춘천 북산면 내평리의 폐교라는 극단적인 두 공간을 오가며 보낸 수십 년의 세월은 그녀에게 이동 자체를 삶의 필연적인 조건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서울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개인전 '깊은 시간'은 1980년대 뉴욕 시절의 드로잉부터 최근의 영상 작업까지 4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두 세계를 유영하며

현대 사회의 정보가 짧고 휘발성 강한 온라인 텍스트로 대체되는 가운데, 100년 전 종이 매체에 새겨진 치열한 사유와 낭만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모던 매거진-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 전시는 근대 잡지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당대 선구자들의 공론장이자 대중의 놀이터였음을 증명한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압박 속에서도 문화적 자부심을 지키려 했던 젊은 지성인들의 기록물을 통해

한국 성악계의 살아있는 전설 조수미가 무대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새 앨범 '컨티뉴엄(Continuum)'을 들고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6일 열린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그는 지난 40년의 세월을 '치열한 투쟁이자 환희의 기록'이라고 회상하며, 음악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명칭인 '컨티뉴엄'은 라틴어로 '계속되는 것'을 의미하며, 예술가로서의 여정이 멈추지 않고 미래를 향해

프랑스 혁명의 광풍이 파리를 집어삼키기 직전인 1789년 10월, 한 여인이 어린 딸과 함께 야반도주하듯 마차에 몸을 실었다. 화려한 궁정의 영광을 뒤로하고 남루한 옷차림으로 탈출을 감행한 주인공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전속 화가였던 엘리자베스 루이즈 비제 르 브룅이었다. 그가 떠난 바로 다음 날 베르사유 궁전이 군중에게 점령당했다는 사실은 르 브룅이 얼마나 절박한 순간에 생존을 건 선택을 했는지 보여준다. 왕비의 총애를 받던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