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한강의 충격 고백 "한국 현대사 속 숨겨진 악몽 드러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작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21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한 장을 다른 장으로 바꾸는 것이 결코 내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집필한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의 미국판 출간을 앞두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한강은 2014년에 출간한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포함한 자신의 작품을 통해 개인적인 고통과 사회적 비극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으로, 그는 이 작품을 쓴 뒤 끊임없이 악몽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눈 덮인 언덕 위에 수천 개의 무시무시한 어두운 나무줄기가 서 있고, 바다가 그를 잠식해오는 악몽을 꿨다"며 그 당시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떠올렸다.

 

한강은 이 악몽의 해석을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주에서 머물던 집주인 할머니가 언급한 "그해 겨울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은 곳"이라는 말이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의 핵심적인 실마리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시간과 기억에 관한 깊은 통찰을 얻었고, 그 기억들이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또한, 한국 역사에서 벌어진 잔혹한 사건들과 피해자들의 경험을 기억하려는 이들과 자신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것은 고통이고 피지만, 그것은 죽어 남겨지는 부분과 살아있는 부분을 연결하는 삶의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죽은 기억과 살아있는 현재를 연결하여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자신의 문학적 목표임을 밝혔다. 그는 이것이 한국 역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인류에 대한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2022년에는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요즘은 조용히 글을 쓰는 생활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고 말하며, "자유롭게 다니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하고, 어느 정도의 익명성 속에서 부담 없이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작가로서의 삶을 전했다.

 

한강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그가 다룬 주제는 현재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적 과거를 돌아보게 만든다. NYT는 "한강의 작품이 한국의 권위주의적 과거사를 다루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작품과 현실의 연관성이 더 커진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강의 작품은 여전히 한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기억과 고통을 이어가는 중요한 작업으로, 한국 사회의 역사적 상처와 그것을 직시하려는 작가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