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치

이재명, 유죄 취지 파기에도 "국민 믿고 당당히 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일 대법원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직후에도 민심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법원의 결정으로 정치권이 출렁이는 가운데 이 후보는 경기 북부 접경지역인 포천과 연천을 찾아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골목골목 경청 투어’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 후보의 이번 행보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험지’에서부터 일정의 포문을 연 셈이며, 이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민심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현장에서 이 후보는 남색 점퍼에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해 편안하고 소탈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골목을 누비며 상인과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통닭이나 토스트를 직접 구매해 동행한 관계자들과 나눠 먹는 등 일상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그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직접 꺼내 계산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토스트 가게에서는 20대 청년과 자연스럽게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었고, 선거법상 제약을 언급하며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도 목격됐다. 김병주 최고위원이 “선거법 때문에 토스트를 사주기 어렵다”고 하자, 이 후보는 “없는 것도 만들 텐데”라고 웃으며 답했다. 사법 리스크로 인해 정치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여유를 보인 셈이다.

 

 

 

이날 이 후보는 연천군 전곡읍의 미용실도 방문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어 그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에 따라 접경지역을 우선 방문했으며, 이를 통해 현장의 민심을 직접 듣고 관련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이 후보는 접경지역 투어에 이어 2일에는 강원 철원, 화천, 인제, 고성, 3일에는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 태백, 4일에는 경북 영주와 예천, 충북 단양, 영월, 제천까지 방문할 예정이다. 각 지역을 방문하며 접경지역 경제회복, 어촌 활성화, 자영업자 지원 등 맞춤형 정책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철원 동송전통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즉석에서 연설을 통해 정치에 대한 불신과 경제 불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정치가 잘못됐기 때문이고, 정치가 잘못된 건 정치인이 잘못됐기 때문이며, 결국 유권자가 잘못된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책임 있는 선택을 촉구했다. 이어 “좀 힘들더라도 이 나라의 운명이, 내 삶의 미래가, 자식들의 삶이 통째로 달렸다고 생각해달라”며 “정말로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 유능하고 충직한 사람을 뽑으면 세상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능한 일꾼을 뽑으면 경제도 살고, 국민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협력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며 사회 통합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문화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엄청나게 울었는데, 아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의 나라를 침공하고 점령할 군사력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나라를 지킬 정도의 국방력은 갖춰야 하며, 그와 동시에 반드시 문화 강국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만 잘 되면 우리가 세계를 주도하는 번영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며 “그 중심에 국민이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장에서 함께한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대통령 후보를 여러 번 냈지만, 철원을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장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시민들과의 대화 중 한 시민이 대법원 판결에 대해 “어떡해요”라고 걱정하자 “아무것도 아니다. 잠시의 해프닝일 뿐”이라고 답하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단호하고 간결하게 대응했다. 그는 끝까지 민심과의 접점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유지하며, 위기 속에서도 대선 국면을 주도하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경청 투어는 단순한 민심 청취를 넘어, 유권자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이 후보 측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일정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