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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울리기 전 깨는 당신, ‘이 병’이 원인일지도?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자주 눈을 뜨거나, 주말처럼 알람을 맞추지 않은 날에도 일찍 깨어난다면 갑상샘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이 질환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장 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내분비내과 전문의 가우라브 아가왈 박사의 경고를 인용해,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 조기 각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가왈 박사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깨는 현상은 신경계를 자극하는 과도한 갑상샘 호르몬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이 상태를 방치하면 탈모, 눈 건조, 목 부음, 불안감,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 심해질 경우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고 뼈가 약해지는 심부전증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가왈 박사는 특히 이 질환의 초기 증상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며 “주로 20~4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임산부가 증상을 보일 경우 조산이나 유산 위험이 증가하므로 즉각적인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의 수면 비영리단체 ‘The Sleep Charity’ 부대표이자 수면 전문가인 리사 아티스도 갑상샘 기능 항진증과 수면 장애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그녀는 “과도한 갑상샘 기능은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 균형을 깨뜨려 이른 시간에 깨어나거나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진의 설명도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갑상샘 기능 항진증은 갑상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정상보다 많아 신체의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여러 신체 기능이 항진되는 상태를 뜻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면역체계가 자신의 갑상샘을 외부 바이러스로 오인해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이 질환이 있으면 심장이 가만히 있어도 빨리 뛰고 혈압 이상, 숨 가쁨이 나타나며 신경질적이고 불안정한 감정 변화가 생긴다. 식욕은 늘어나는데도 체중이 줄어들고, 설사나 변비, 피부 건조, 과도한 발한, 탈모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여성은 월경량 감소 또는 무월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남성은 여성형 유방이 생길 수도 있다. 외모에서는 눈이 돌출되거나 목 부위가 부어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항갑상샘 약물 치료로,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다. 둘째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인데,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이 치료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초래할 수 있고 임산부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수술 요법이 있다. 갑상샘종이 매우 크거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원하지 않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은 초기 증상이 미묘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찍 깨는 등 비정상적인 수면 패턴이 지속된다면 빠른 병원 방문을 권장한다. 조기 발견과 치료로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20~40대 여성과 임산부는 증상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