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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마시면 충격…수입 멸균우유, '이것'까지 파괴된 채 식탁에 오른다

 우리가 마트에서 무심코 집어 드는 국산 신선우유 한 팩에는 '3일의 과학'이라 불리는 놀라운 시스템이 숨어있다. 목장에서 갓 짜낸 원유가 4℃로 급속 냉각되어 살균과 균질화 공정을 거쳐 전국 각지의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72시간. 이는 단순한 배송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이 촘촘하게 설계된 '콜드체인(Cold Chain)'이라는 정교한 과학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수개월간 망망대해를 건너온 수입 멸균우유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가치다.

 

최근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첨가물과 복잡한 가공 과정을 거친 '초가공식품'을 멀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산 신선우유는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는 "국산 신선우유는 자연에서 갓 얻은 영양을 최소한의 처리만으로 담아낸, 자연에 가장 가까운 식품"이라며 "복잡한 성분표를 들여다볼 필요 없이, 건강한 한 끼를 완성하는 가장 현명한 해법"이라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

 

국산 신선우유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신선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유는 단백질, 칼슘, 지방, 비타민 등 수많은 영양소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된 '식품 매트릭스(Food Matrix)'라는 독특한 구조를 이룬다. 이 구조 덕분에 각각의 영양소를 따로 섭취할 때보다 체내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마치 잘 짜인 오케스트라처럼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는 성장기 아이들의 골격 형성부터 중장년층의 근감소증 예방 및 면역력 유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 걸쳐 우유가 필수적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빛과 온도 변화에 민감한 비타민과 단백질 구조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단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는 철저한 냉장 유통 시스템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반면, 수입 멸균우유는 태생적으로 이러한 신선함과 영양학적 온전함을 담보하기 어렵다.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운송 기간 동안 변질을 막기 위해 140℃가 넘는 초고온에서 모든 미생물과 함께 영양소의 일부와 본연의 풍미까지 '멸균'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열에 약한 수용성 비타민은 파괴되고 단백질은 변성되어 흡수율이 떨어진다. 이광렬 교수는 "고온 처리는 우유 본연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해치고, 단백질 변성으로 인해 때로는 비릿한 맛이나 인공적인 맛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국산 신선우유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맛있는 우유'를 넘어, '믿을 수 있는 우유'를 선택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체세포 수와 세균 수 등 원유의 품질 등급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들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생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은 소비자에게 깊은 신뢰를 준다. 이는 곧 우리 낙농 산업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착유, 가공, 유통에 이르는 24시간 논스톱 시스템은 농가와 기업, 물류업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만 유지될 수 있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이며, 이 안정적인 콜드체인이야말로 세계 시장에서 '신선함'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울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다.

 

결국 우유 한 팩의 선택은 단순한 기호의 문제를 넘어, 우리 몸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한 가치 소비라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 어려운 수입 멸균우유보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어 가장 자연에 가까운 형태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국산 신선우유의 가치를 누리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