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치

김병기 사퇴, 책임 회피 아닌 더 큰 책임 위한 결단 주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원내 사령탑 자리에서 전격 사퇴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제공받은 호텔 숙박권 이용 논란을 시작으로,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 보좌진을 통한 아들의 개인적 업무 처리 등 전방위적인 의혹에 휩싸이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결국 그는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었다고 인정하며, 모든 책임은 자신의 부족함에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핵심 지도부의 첫 불명예 퇴진이라는 점에서 당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김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퇴가 제기된 의혹을 모두 인정하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하나의 의혹이 사실처럼 부풀려지고, 진실 규명보다는 흥미와 정쟁의 소재로만 소비되는 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중심에 서 있는 한, 자신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이번 결단의 핵심 배경이 되었음을 설명했다. 이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직에서 물러나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향후 법적 대응 등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청래 당 대표는 즉각 김 전 원내대표의 노고를 치하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정 대표는 김 전 원내대표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상대로 내란잔재 청산과 개혁 입법을 추진하느라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는 당 지도부가 개인의 불명예 사퇴에도 불구하고, 그의 원내 투쟁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당내 동요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원내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하고,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후임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밟겠다고 약속하며 리더십 공백 우려를 차단했다.

 

민주당은 핵심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사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당의 핵심 과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정청래 대표는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 내란청산과 개혁입법, 민생입법,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원내대표 개인의 문제로 인해 당 전체의 개혁 동력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조속히 매듭짓고 새로운 원내 사령탑을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여,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진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