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월마트, 1위 내줬지만 역대 최대 실적…고소득층이 지갑 열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13년간 세계 최대 유통기업의 자리를 지켜온 월마트를 제치고 처음으로 매출 1위에 올랐다. 아마존은 지난해 7170억 달러(약 1040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7130억 달러(약 1035조 원)를 기록한 월마트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이 32년 만에 이룬 거대한 지각 변동이다.

 

이번 순위 역전의 가장 큰 동력은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다. 지난 10년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아마존의 매출은 월마트보다 거의 10배 빠른 속도로 급증했다. 매달 약 27억 건의 방문이 이루어지는 아마존의 웹사이트와 앱은 이제 전 세계 소비의 중심지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역전의 일등 공신은 유통이 아닌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즉 아마존웹서비스(AWS)다. 아마존은 지난해 AWS에서만 1290억 달러(약 188조 원)라는 막대한 매출을 올렸다. 이는 아마존 전체 이익의 핵심 원천으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소매 부문의 실적을 보완하고도 남는 규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1위 등극을 '속 빈 강정'에 비유하며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핵심 사업인 소매 부문만 놓고 보면 아마존의 매출은 여전히 월마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AWS를 제외한 아마존의 매출은 약 5880억 달러로, 월마트의 아성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1위 자리를 내준 월마트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지출 부담을 느낀 고소득 가구 소비자들이 월마트의 저렴한 상품으로 눈을 돌린 것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월마트가 전통적인 저가 시장을 넘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순위 변동은 단순한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산업 지형의 근본적인 변화를 상징한다. 전통적인 유통 강자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기술과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새로운 강자가 시대를 지배하기 시작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