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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년 만의 '완전체' 신라 금관, 얼마나 대단하길래?

 국립경주박물관이 개관 80주년과 2025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여 마련한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이 전례 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라 금관 6점이 104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이번 전시는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새벽 4시부터 줄을 서는 관람객이 등장하는가 하면, 인파가 몰리면서 박물관 주차장은 연일 마비 상태다. 결국 박물관 측은 관람객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 회차당 150명, 평일 기준 하루 2,550명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신라 황금 문화의 정수를 직접 확인하려는 관람객들의 뜨거운 열기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연 104년 만에 성사된 '금관의 재회' 때문이다. 1921년 금관총 금관이 처음 발견된 이래 모든 금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깊다. 국보와 보물 각 7점을 포함하여 총 20점의 신라 대표 문화유산이 한 공간에 전시되어, 화려하고 정교했던 신라의 황금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금관뿐만 아니라 금허리띠 등 신라 지배층의 권력과 위신을 상징하는 유물들을 통해 천년고도 신라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면서 신라 금관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증폭된 것도 흥행에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 받은 금관 모형의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더욱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동시대의 정치적, 외교적 이슈와 맞물리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 빛을 발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기 뒤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도 속출했다. 개막 초반,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현장 안내가 미흡했고 주차 대란이 벌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관람객들은 SNS 등을 통해 "공지 없이 하염없이 기다렸다", "교통정리 요원 한 명 없이 주차장이 아수라장이었다"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박물관 측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관람 인원 제한 및 안내 체계 개선 등 발 빠른 후속 조치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전시는 12월 14일까지 계속되며, 박물관은 남은 기간 동안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신라의 황금 문화를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