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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잠깐 열자!" 미세먼지 심한 날에도 꼭 해야 하는 환기 요령

 겨울철, 난방에만 집중하느라 실내 공기 질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차가운 바람 탓에 창문을 닫고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따뜻하고 안전해야 할 우리 집이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라돈 등 각종 유해물질의 축적 공간으로 변질될 수 있다. 특히 난방 기구 사용은 공기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고, 실내 오염물질의 농도를 높이는 주범이 된다. 건강을 위한 따뜻함과 쾌적함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실내 공기 관리가 필수다.

 

가장 기본은 적정 온습도 유지다. 겨울철 실내 온도는 18~20℃가 적당하며, 실내외 온도 차가 너무 커지면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내복이나 양말 등으로 체온을 보조하는 것이 좋다. 습도는 40~50%를 유지해야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습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미생물과 곰팡이 번식으로 알레르기 위험이 커진다. 난방으로 금세 건조해지는 겨울에는 가습기 사용이 필수적이지만, 가습기 물은 미생물 번식을 막기 위해 매일 교체하고 2~3일마다 중성 세제로 깨끗이 세척하는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춥다고 창문을 닫아두면 실내 공기 오염물질이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된다. 이는 두통, 피로감, 알레르기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환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를 골라 하루 3회, 최소 10분에서 최대 30분씩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이때 앞뒤 창문을 동시에 열어 바람이 통하는 '바람길'을 만들면 오염물질 배출 효과가 극대화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라도 짧게라도 환기를 하는 것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에는 환기 시간을 줄이고 공기청정기를 활용해 실내 미세먼지를 낮출 수 있다. 다만,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거르는 데 효과적이지만, 이산화탄소나 휘발성 유기화합물까지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짧은 시간의 자연 환기는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는 환기 직후, 등하교 시간대 현관 앞, 요리 후 주방, 가족이 모이는 거실 등 오염원이 발생하는 곳으로 옮겨가며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새집이나 리모델링한 공간이라면 '베이크 아웃(Bake out)'을 통해 건축 자재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나 VOCs 등 유해물질을 줄여야 한다. 문과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보일러를 틀어 실내 온도를 35~40℃까지 높인 뒤 충분히 환기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새집의 유해물질 방출은 수년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이사 후에도 꾸준한 환기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 가구 선택 시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적은 SE0 또는 E0 등급의 친환경 자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공기정화 식물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파키라(미세먼지 제거), 백량금(포름알데히드 제거), 틸란드시아(새집증후군 완화) 등은 식물의 광합성 및 미생물 작용을 통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따뜻함과 쾌적함을 모두 갖춘 건강한 겨울 실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