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김진욱, 류현진 조언 듣고 인생 역전



롯데 자이언츠의 기나긴 7연패 터널에 마침내 한 줄기 빛이 비쳤다. 한때 최고 유망주로 꼽혔으나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던 좌완 김진욱이 15년 묵은 구단 기록을 작성하는 압도적인 투구로 팀을 수렁에서 건져 올리며 화려한 부활을 선언했다.지난 8일 사직 KT 위즈전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8회까지 단 100개의 공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1실점만을 내주는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롯데 토종 좌완 선발이 8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2011년 장원준 이후 무려 15년 만의 대기록이었다.

 


이날 호투의 중심에는 피나는 노력으로 완성한 '마구' 체인지업이 있었다. 과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는 프로의 벽을 넘지 못했던 그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좌완 타릭 스쿠발의 투구폼을 밤낮으로 분석하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에게 직접 조언을 구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만의 결정구를 완성했다.

 

그의 변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포크볼 습득에 실패하며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구단 데이터팀의 지원 아래 자신과 유사한 유형의 투수들의 그립을 연구하며 돌파구를 찾았고, 지난 1월에는 사비를 들여 일본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는 등 절박함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김진욱에게 2026시즌은 야구 인생의 분수령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군 입대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2024시즌 후 상무 입대를 포기하고 한 번 더 기회를 잡았던 만큼, 올 시즌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 그 절박함이 8일 경기에서 최고의 결과로 나타났다.

 

만약 지금의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올해 열리는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발탁과 금메달을 통한 병역 문제 해결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꿈꿀 수 있게 됐다. 벼랑 끝에서 던진 김진욱의 공 하나하나에 그의 야구 인생과 미래가 모두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