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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없앤 덕수궁의 문, 110년 만에 귀환
일제강점기 시절, 의도적으로 훼손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덕수궁 조원문(調元門)이 110여 년 만에 그 실체를 드러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최근 발굴 조사를 통해 조원문의 기단석과 초석 등 핵심적인 건축 유구를 확인함에 따라, 2029년까지 완전 복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이번 발굴은 문헌과 옛 사진으로만 존재를 짐작했던 조원문의 구체적인 위치와 규모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확인된 유구의 배치가 '경운궁 중건배치도' 등 사료의 기록과 정확히 일치해, 고증에 기반한 원형 복원에 청신호가 켜졌다.

조원문은 대한제국의 황궁이었던 경운궁(덕수궁의 옛 이름)의 위엄을 완성하는 핵심 건축물이었다. 1902년, 궁궐의 격식을 갖추기 위해 정문인 대안문(현재의 대한문)과 중심 건물인 중화전의 정문, 중화문 사이에 세워진 '중문(中門)'이었다. 이는 궁궐의 정문-중문-정전으로 이어지는 삼문체계를 완성하는 상징적인 문이었다.
그러나 1904년 덕수궁 대화재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조원문은 일제강점기 우리 궁궐을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격하시키는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비운을 맞았다. 이번 발굴은 제 모습을 잃었던 우리 궁궐의 아픈 역사를 바로잡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발굴 과정에서는 조원문 터 주변에서 궁궐의 담장인 궁장과 궁중 소방시설이었던 소방계, 그리고 일제가 왕실 업무를 관장하기 위해 설치했던 이왕직사무소 건물의 기초 등 해당 권역의 시대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흔적들도 함께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복원 설계를 마무리하고, '덕수궁 복원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원문이 다시 제자리에 서게 되면, 덕수궁은 잃어버렸던 궁궐의 질서와 위엄을 상당 부분 되찾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