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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표범 무늬' 발견…NASA "역대 가장 확실한 생명체 흔적"

 전 세계가 숨죽인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바꿀 수도 있는 중대 발표를 내놓았다.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가 채취한 암석 샘플에서 고대 미생물의 활동으로 추정되는 특이한 흔적들을 다수 발견했다는 것이다. '화성에서 발견한 가장 확실한 생명체의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위대한 발견의 최종 확인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가 예산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는 그림자가 동시에 드리우며 희망과 불안을 함께 안겨주고 있다.

 

이번 발견의 주역은 퍼시비어런스가 지난해 7월, 예제로 크레이터 내 고대 하천 삼각주 지역인 '셰야바 폭포'에서 채취한 25번째 암석 샘플, '사파이어 캐니언'이다. 과학자들은 약 30억 년 전 거대한 호수와 강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역이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라고 믿어왔다. 그리고 그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암석을 분석한 연구진은 놀라운 시각적 증거와 마주했다. 마치 표범의 무늬를 연상시키는 더 큰 반점들 사이에 양귀비 씨앗 같은 작은 검은 점들이 흩뿌려져 있는 독특한 패턴이 발견된 것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조엘 휴로위츠 박사는 "이러한 특징은 퇴적 당시 화학 반응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며, "고대 미생물이 유기 탄소나 황, 인 등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했을 경우 남길 수 있는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비생물학적 과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형태와 분포는 생명 활동의 결과물이라는 가설에 힘을 싣고 있다.

 


가설을 뒷받침하는 화학적 단서도 포착됐다. 퍼시비어런스에 탑재된 레이저 분석 장비 '셜록(SHERLOC)'은 탄소 기반 물질의 존재를 가리키는 'G-밴드' 신호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유기물 존재를 시사하는 '결정적 지표'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X선 장비 'PIXL' 분석 결과, 철 성분이 풍부한 광물인 '비비안나이트'와 '그레가이트'의 흔적까지 발견됐다. 휴로위츠 박사는 "지구에서 이 광물들은 유기물을 소비하는 미생물 대사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시각적 패턴과 화학적 증거라는 두 개의 퍼즐 조각이 '고대 생명체'라는 하나의 그림을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NASA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니키 폭스 NASA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그것이 실제로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미스터리를 풀 유일한 방법은 '사파이어 캐니언' 샘플을 직접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거대한 장벽이 등장한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화성 샘플 회수(MSR) 임무가 막대한 예산과 기술적 복잡성으로 인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는 MSR 임무 예산이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미 하원이 뒤늦게 3억 달러의 예산을 추가로 배정했지만, 법안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류 역사를 바꿀지도 모를 세기의 발견이 코앞에 와 있지만, 그 마지막 열쇠를 손에 쥘 여정은 정치적, 경제적 논리에 발목이 잡혀 표류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